초록
<패스트 라이브즈>는 감독 셀린 송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민자 2세대의 시선에서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탐구하는 영화이다. 기존의 디아스포라 서사가 과거의 트라우마와 정착의 어려움에 천착했다면, 이 영화는 주인공 나영을 통해 그러한 상처를 딛고 현재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이주민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. 본 연구는 특히 영화가 시간성을 다루는 방식, 즉 플래시백의 최소화와 생략, 직선적 시간 진행 등을 통해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에 방점을 두는 감독의 의도와 욕망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독의 욕망이 균열 없이 성취되었는지를 검토한다. <패스트 라이브즈>는 비단 이민자만의 특수한 경험이 아닌,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삶의 과정으로 디아스포라를 형상화한다. 감독은 디아스포라 서사를 로맨스라는 보편적 장르와 교차시킴으로써 디아스포라 서사를 고정된 틀에서 해방시키고 새로운 감수성 위에서 사유하게 하는 영화의 미학적 성취를 욕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. 그러나 그러한 영화의 성취들에 균열을 만들며 끝내 봉합되지 않는 나영의 눈물은 그녀가 부정하고자 했던 24년의 시간이 사실은 현재를 관통하고 있음을 암시한다.
출처: KCI 논문 상세 페이지